칼럼
윗대태껸협회 2016.05.11 11:4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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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무예(무술)에는 자세가 있습니다. 태껸도 예외는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택견의 이미지라고 하면 자세가 움직이기 때문에 '자세가 없는 무술이다!'라고 주장해 온 분도 있고 애초에 팔을 내려놓고 배우고 했기 때문에 자세가 없는 무술이다라고 단정짓기도 해왔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세상에는 자세없는 무술이 없습니다. 노가드 자세는 있어도요.

심지어 노가다 현장에서 육체 노동을 하는 현장에서 달인이라 불릴 만큼 잘하는 분들은 일을 임할 때, 본인이 일을 쉽게 하기 위한 손발의 위치가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이런 말을 합니다. "자세가 좋으면 일하기 좋다" 연구하다가 중간에 학비나 연구비가 모자라면 종종 다녀오곤 했습니다.

 

모르는 자세 이야기가 나온 다고 무조건 적인 비난의 사태는 있으면 안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모든 택견인들이 생각하는 스승님 故 송덕기 선생님께서 다양하게 남기신 사진 자료 만큼 자세 사진이 남아있는 것들을 부정하는 것이 됩니다.

 

여러분의 뿌리는 어디에서 왔습니까.


자세가 전혀 없을 수 있을까?

 

이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도 태껸이나 무예에 경험 유무의 차이가 있으시겠지만,

보시는 분들에 대해 경험이 있다라고 생각하고 작성토록 하겠습니다. 

 

무예(대인격투)를 하던, 경기를 하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취하는 자세들이 있고 자신들이 편하게 취하는 나름의 자세들이 있습니다.

 

자세는 똥폼잡으려고 하는 것들이 아니라는 것 쯤은 바로 위에 언급한 부분에 대해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것입니다. 

 

심지어 자세가 없다고 한 대부분의 다른 곳에서도 알려주지 않아도, 경기참가자들이 자세를 취합니다.

대학 다닐 때, 각 단체마다 자세가 주로 사용되는 것들이 있어서 가볍게 붙혀 부르곤 했습니다.

 

'울트라맨(자세), 공룡쭈쭈(자세), 오지명(자세), 방아깨비(자세)'
지금 생각해보니 대학교 저학년 발언 같네요. 대2병식 명칭.

 

주로 사용되는 것은 그 룰에서 경기 참가자가 자신의 경기를 안정적으로 풀어나가며 자신이 주특기로 하는 기술을 사용하기에 쉽기때문이겠지요.

 

다시 언급하지만 단순히 폼을 잡기 위해 하기 때문은 아닐 것입니다. 손발질을 하지 않고 잡기 싸움만 하더라도 잡히지 않기 위해 자주 취하는 자세들은 있기 마련입니다.

 

태껸춤에서 자세 일부.jpg태껸무고춤에 나타나는 태껸의 자세

 

 


택견에도 자세는 있다

 

태껸에도 자세는 있습니다. 위대태껸에서는 크게 자세가 구분지어서 설명을 하면,

 

  • 본세
  • 고대세
  • 팔짱끼기
  • 사면세

 

크게 네가지 자세가 있습니다. 이 자세들은 활갯짓과 더불어 태껸의 손발질에 대응하기 위한 기본 자세들이기도 합니다. 주로 자주 사용되는 자세이기도 하고 말이죠.

 

기존에 사진은 돌아 다녔으나 자세의 큰 명칭은 취향님의 블로그를 통해 아시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활갯짓 형태 중에 아래 활갯짓이 있습니다.
아래 활갯짓 없으면 태껸 아니라고 하는 분들도 계실 수 있어, 첨언하여 언급합니다.

 

자세의 모습

태껸에서 위의 대표적인 자세들 중에 팔짱끼기 사진이 가장 많이 나와 있을 것입니다. 다음은 팔짱끼기 사진입니다.

 

팔짱끼기03.jpg
송덕기 선생님 팔짱끼기 모습 1

 

팔짱끼기04.jpg
고용우 선생님 팔짱끼기 모습 2

 

팔짱끼기01.gif
송덕기 선생님 팔짱끼기 모습 3

 

팔짱끼기02.jpg
고용우 선생님 팔짱끼기 모습 4

 


팔짱끼기05.jpg
송덕기 선생님 팔짱끼기 마주댄 모습 5

 


고용우 선생님 고대세 모습

 

태견 책의 자세 관련된 일화로 다음과 같습니다.

 

(책을 촬영하는데)근데 이러고 계셨다고(팔짱을 끼면서...) 그러니까 그 촬영하는 분이 사진찍으면서 “할아버님, 그 자세를 좀 취해주세요.” 뭐 이런 어떤 형태를 갖추어 달라고 그랬는데 이러고 계셨다고(팔짱을 끼면서)...

 

아이~ 그러니까 (할아버님이)“찍으세요.” 그러시더라고요.
그러니까 “아니, 할아버님 자세를 좀 취해주세요.” 한 두, 세 번 말씀하셨단 말이에요.

 

촬영하시는 분이.. 그러니까 자세를 두, 세 번 말씀하시니까 (할아버님은)“찍으세요.”야. 그냥~.

할아버님은 그게 자세를 잡으신 거예요.

 

 

고용우 선생님께서 인터뷰를 했을 당시에 있던 녹취문의 일부로 위의 팔짱끼기 사진 5번을 두고 하셨던 설명입니다.

자세의 다른 설명들은 추후에 "송덕기 선생님의 자세"라는 글을 올리게 되면 그때 다시 첨부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세는 그냥 버티고 잡는 것이 자세인가?

"이 자세로 싸울 수 있어요?" 어떤 무슬이던지, 무술을 하는 대학을 다니면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였습니다. 외부에서 말이죠.

 

무술의 자세나 기술은 완벽한 것이 없습니다. 가위, 바위, 보처럼 때에 맞게 가면 되는 것입니다.

 

자세마다 분명한 흐름과 쓰임이 있고 그 쓰임에 따라 주로 사용되는 기술들이 있습니다. 상대를 겨누고 어르며 치고 차는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송덕기 옹은) 임호 선생은 인격적으로도 훌륭하신 분이고 기술적으로도 표범과 같이 날쌘 분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한다. 임호 선생은 짚단을 차고 담장을 뛰어넘고 소나무 사이를 제비처럼 빠져 나가는 것이 마치 날으는 범과 같았다 한다. 사방의 적을 양손으로 어르고 왼발 바른발로 차 넘기는 기술은 마치 번개치듯 했다고 자랑한다.

태권도지(1971)

 

자세는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끊임없이 전술적(전술이라는 단어를 딱히 좋아하지 않지만, 일반적인 표현상...)으로 변화하는 것이지 고정된 형태가 아닙니다. 품밟기도 항상 변화하는 것이지 고정된 것이 품밟기가 아닌 것처럼 말이죠. 그렇다고 해서 품자로 놓는 약속이 있는 것처럼 움직여야 되는 것처럼 자세도 그렇습니다. 무턱대고 해서 다 된다고 하면 그 범위는 산으로 가서 '아무거나 해도 다 태껸이다(!?)'하는 오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자세도 품과 같이 원리안에서 서로 변화하고 상대를 겨누고 어르며 치고 차는데 쓰임이 강한 것들이 내려 온 것들입니다. 의미가 없이 단순 멋부리는 동작이라면 무용을 통해 내려왔을 것입니다.


 

다수가 모른다고 없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송덕기 선생님께 교습을 받은 학생들은 길게 잡아야 4년 미만의 기간으로 배웠습니다(대부분 등장한 면담자들 중 익히 알려진 82~86-7년에서 4-5년의 기간동안 매일 배운 분은 거의 없었습니다.).

 

추후에 작성이 되겠지만(인물 중심이나 주제 중심으로 위의 내용들에 대해),

 

일반적으로 송덕기 선생님이 과거 관습으로 가르치던 교육 체계(교육과정, 현대식 커리큘럼과는 크게 다릅니다)에서 큰 방식으로 걸음부터 발질도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이 부분은 추후 연구참여를 한 면담자들의 동의와 함께 추후에 자세하게 다루겠습니다.).

 

무술의 조예가 깊다고, 나이가 많다고 또는 끌고다니는 패거리가 많았었다고 잘 배우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나 다른 무술의 한 경우라도 새로운 무술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기존에 가진 습관을 빼고 새롭게 접근해서 배워야 합니다(이 부분에 대해서는 선문답 식으로 '잔을 비워야 채운다'라는 말처럼 말들은 하지만 정작 그런 사람들을 많이 보지는 못했습니다.).

 

면담에서 중요한 것이 면담 대상자와의 친밀관계, 라포(Rapport) 형성에 따라 면담에 추출되는 내용은 많아집니다(극히 개인적인 것까지도). 저같은 경우에는 면담을 요청하는 사람치고는 어려서인지 많은 이야기를 듣는 행운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물며, 상업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돈 주고 배우지 않는 무술(과거의 무술, 또는 일본식이나 중국식이면 내재자나 배사제자같은 경우)에는 교수자의 마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배우는 사람의 태도가 맘에 들지 않으면 정해진 교육과정도 공시된 것도 아니기때문에 더욱 그럴 것입니다(비교하는 것도 스승님께는 죄송스럽지만,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 일례로 용인대에서 제가 가르친 후배들은 스타일과 주특기가 전부 다릅니다.).

 


고용우 선생님께서 알려지기 전, 이런 동작은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미국으로 가기 전, 이준서 선생님께서 찍으신 사진 자료입니다..

 

태껸은 방대한 체계를 가진 고무술(古 武術), 우리민족이 지녀 온 옛 무예입니다.

 

역사의 기간동안 축적된 노하우들이 고작 11개 뿐이겠습니까? 방대하면 배워야 하는 형태는 그만큼 많아지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싸우는 형태에서 벗어나서 모든 기법을 익히는 것까지 산정한다면 말입니다.

 

그 역사는 태껸과 유사한 명칭의 등장시기로만 잡아도 최소 2~300년 이상이 되는 무예입니다. 그 오랜 시간동안 전승이 되며 자세가 없었다는 것은 말도 안됩니다.

 

무예에서는 쓸 때 없는 동작이라면, 전승이 될 이유도 없고 그런 동작이 남아 있을 이유도 없습니다. 간단하게 생각해도 그렇습니다. 알 수 없는 동작이 나왔다고 해서 없는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대부분이 모른다고 없는 것이 아니고, 다수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진리가 아닌 것은 아닙니다.

 

도끼질.jpeg
자세를 알면 추론하는 이해력이 좋아집니다.

 

태껸에는 분명한 자세들이 있습니다. 이 자세들에 대한 이해는 태껸의 다양한 기술에 대한 이해로 태껸 기술 전체에 대한 이해 그리고 태껸의 본 모습을 되찾는데 기본 발판으로 더욱 깊은 연구를 하기 위해 알아가고 연구해야 할 부분들입니다.

자세들을 배우고 활용해볼수록 아주 훌륭한 용법들을 알 수 있어서 매우 고무적입니다.

2016.05.11 15:25:30

"무술의 자세나 기술은 완벽한 것이 없습니다. 가위, 바위, 보 처럼 때에 맞게 가면 되는 것입니다." 

정말 마음에 드는 표현입니다.

어떤 자세든 장단점이 있고 쓰임이 있어서 목적에 맞게 가장 적합하게 쓰는것이 중요하겠지요!

 

척추 측만이 있던 저는 어릴 적부터 항상 듣던 말이 있습니다.

 

"자세를 똑바로 해라." 

 

하다 못해 서있는 사람 보고도 자세를 바르게 하라고 하는데, 몸을 체계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무술이 자세가 없을리 없지요.

 

오히려 매우 중요하겠지요. '자세가 계속 변화하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자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도 다를 것입니다. 저의 경험으로는 태껸의 자세를 배우고 익히는 것이 태껸의 체계를 이해해 나가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고용우 선생님께 태껸을 배우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 중 대표적인 순간들이 바로 송덕기 할아버지와 너무 똑같은 고용우 선생님의 자세들이었습니다. 할아버지의 사진에 대한 명쾌한 이해와 설명 그리고 재현이 가능하신 것을 보면서 감동을 느낀 적이 여러번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기대합니다!!

2016.05.11 21:5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