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덕기 스승님과 위대태껸의 전승자들
태껸은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 무술이다. 이 명제는 조선 태껸의 유일한 전승자 현암 송덕기 선생의 존재 때문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선언이다. 현암 선생이 그 기예를 온 몸에 보존하였고 또한 다수의 제자들에게 전수하였기 때문에, 그 현존성에 근거하여 태껸은 무형문화재로 등록되었고 세계문화유산으로까지 지정될 수 있었다. 적어도 태껸이라는 이름에만 국한하여 볼 때, 이것은 분명 세계에 내놓을 만한 것이다. 그래서 태껸이라는 이름을 현재의 지위로 만들어주신 분들의 노고를 칭송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정말로 우리의 이 태껸을 세계 앞에 자부심있게 제시할 수 있는가? 태껸의 이름 뿐 아니라, 그 내용으로, 즉 문화재 등록된 그 태껸의 내용으로, 세계 앞에 자랑할 수 있는가? 그 태껸으로 이것이 오천년을 이어온 배달민족의 강인한 무예라고, 과연 세계 앞에 자존심 걸고 내세울 수 있는가?
우리가 그 물음 앞에 한 없이 작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간 우리가 알고 배워왔던 그 태껸, 문화재 등록된 그 태껸이 글로벌화의 쓰나미를 타고 들어오는 세계의 무술들 앞에 초라한 몰골을 그대로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문화재 등록된 태껸, 그리고 그것을 적절히 변형한 주류 태껸 단체들의 태껸 내용으로는 세계 무술들의 무한경쟁을 구경만 할 수밖에 없다는 내부의 자괴감과 외부의 실망감이 결국 오늘 우리가 목도하는 태껸 위기의 본질이다. 태껸은 지금 춤과 같다는 소리를 듣고 체조로서는 훌륭하다는 위로를 받으며, 전수관들은 문을 닫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민족 감정을 자극하여 자선을 촉구한다고 해소되지 않으며, 태껸은 강한 무술이라며 허세를 부린다고 해서 사라지지도 않고, 기존 태껸 단체들의 이합집산으로도 해결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타 무술을 도입하여 내용을 보완한다고 해서 극복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위기 극복의 출발점은 "우리가 제대로 배웠던 것인가?" 라는 반성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태껸을 버리는 절망적 대안을 선택하지 않으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실제로 우리는 현암 선생에게서 태껸을 성급하게 배웠고 듬성듬성 배웠으며 아주 조금만 배웠다. 문화재 등재를 위해 성급하게 배운 내용을 등재 요건에 맞추어 변형하고 축소한 상태로 내용을 구성하였고, 결국 등재에 성공함으로써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주류 태껸의 내용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나타난 기술의 부족, 기술간 연계의 결여, 쓰임새의 비정합성은 숱한 의문과 논란과 파벌을 낳았고, 최근에는 국민들의 외면을 초래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이름만 남게 된 태껸의 내용을 복원하고, 우리에게 닥친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송덕기 태껸을 다시 제대로 배우는 것이다. 그런데 현암 선생이 안 계신 지금, 도대체 어떻게 제대로 배울 수 있는가? 다행스럽게도 현암 선생은 다양한 사진, 영상, 음성, 증언들을 남기셨으며, 다수의 제자들을 길러내셨다. 특히 현암 선생은 자신의 기예 대부분을 전수받은 두 분의 제자를 남기셨다. 그 한 분이 고용우 선생님이고 다른 한분이 무형문화재 전수자 이준서 선생님이다. 우리는 고용우, 이준서 두 분이 구현하는 태껸의 모습이 송덕기 태껸의 모습 그대로임을 감격스럽게 확인하였다. 현암 선생이 남기신 모든 사진, 영상, 음성은 물론 초기 제자들의 각종 증언들이 이 고용우, 이준서 두 분의 태껸을 통하여 비로소 이해되었을 뿐 아니라, 그 두 분을 통해 구현된 송덕기 태껸의 내용이 기술의 범위, 기술의 효과성, 기술의 정교함, 기술간 정합성, 기술의 아름다움, 기술의 전통성 등 모든 면에서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것이라는 것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태껸의 본 모습을 확인한 우리는 고용우, 이준서 두 분을 통하여 구현된 송덕기 태껸을 통해, 목하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다. 송덕기 태껸의 내용을 전파하여, 태껸에 대한 대중의 편견을 바로잡고 전통을 제대로 되살릴 뿐 아니라, 두 스승의 가르침을 통해 송덕기 태껸의 강력함을 몸에 체현하고, 또 이를 발전시켜 반만년 역사를 이어온 우리 민족의 강력함을 내외에 현양하고자 한다.
우리는 이 대의를 기존 태껸 단체에 여러 차례 호소하였으나, 성급히 형성된 문화재 등록 내용을 중심으로 한 태껸을 고수하려 하였고, 단체 간 이합집산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고 시도하면서, 송덕기 태껸을 다시 한 번 제대로 배우려는 정도의 길은 외면하였다. 이에 우리는 위대태껸회를 설립하여, 그 대의를 실현하고자 한다. 위대태껸은 현암 선생이 자신의 기예를 일컬었던 이름이다. 위대태껸회를 구성하는 우리는 송덕기 태껸을 다시 제대로 배워 그 본 모습을 몸에 체현하고, 또 이를 발전시켜, 목하 태껸이 처한 위기를 극복할 뿐 아니라,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명실 공히 내외에 천명하고자 한다.
등록일: 2016-04-27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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